<달과 6펜스>
제 인생책 3대장중 1대장 입니다.
21살쯤엔가 처음 읽었는데 너무 좋아서
22년을 데리고 다녔어요.
‘반려책’ 이라해도 무방하겠습니다.
대학시절 내내 책가방에.
유학가는 비행기 안에.
지겹게 옮겨 다니던 자취방에.
첫 사무실 책상위에.
강화 섬으로 내려오는 이사짐 안에.
거금 들여 산 첫 차 안에.
이 책이 가장 먼저 들어 갔지요.
하지만, 들고만 다녔지,
그동안 한번도 다시 읽어보지 않았어요.
표지만 봐도 심쿵하게 만드는
나의 이상형 촬스 아저씨 때문에?
네네, 맞습니다. 그분 제 스퇄…ㅠㅠ
이 책은 저를 현실에 발을 딛고 살게 했지요.
21살에 이 책을 보고 나서
저는 예술가는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리고 열심히 6센트를 쫒아 지금까지 달려왔어요.
그렇게 22년이 지나
지금 와서야 다시 읽어볼 용기가 생겼습니다.
읽는 내내 참 후회가 됩니다.
기왕 현실에 발담그기로 했으면
6센트가 아니라 600만달러쯤을 목표로 했어야..ㅎㅎ
지금 600만 달러 있으면 블루오리진타고
달나라… 벌써 갔을텐데요.
꼴랑 6센트 쫒아 다니다,
인생이 동전나부랭이 처럼 짤짤하네요.
이랬거나 저랬거나
21살의 저도 43살의 저도
달 vs 6펜스 중에 달은 선택하지 않았어요.
그러니 아무래도 저는
예술가는 못될 모양입니다.